[이슈분석]중소·중견 기업, 신공법 시도 잇따라...IT용 알루미늄·마그네슘 시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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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소재 성능을 개선하려는 첨단 공법이 잇따라 시도되고 있다.

정보기술(IT)용 금속 소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존 소재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은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IT용 알루미늄 소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알루코다. 최근 동양강철에서 알루코로 회사명을 바꿨을 정도로 알루미늄 소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알루코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쓰는 메탈 케이스 제조 공법을 바꾸면서 기회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종전에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소재를 가져와 컴퓨터정밀제어(CNC) 장비로 가공했지만 갤럭시S6부터 압출 알루미늄 소재를 쓰고 있다. 압출 공법은 알루미늄 잉곳을 고열로 녹인 후 바(bar) 형태로 길게 뽑아내는 방식이다. 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 후 CNC로 깎아 메탈 케이스를 만든다. 알루코는 베트남 공장에서 알루미늄 바를 생산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1차 협력사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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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기업은 압연 기술로 세계 처음 30마이크로 미터 두께 마그네슘 박판 개발에 성공했다.

압출 알루미늄은 기존 다이캐스팅 공법보다 강도가 높고 외관과 질감도 뛰어나다. 단점은 다이캐스팅보다 제조 원가가 높고 제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알루코는 공정 혁신과 규모 경제 효과로 단점을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마그네슘 분야에서도 국내 중소·중견 기업 독자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마그네슘 합금은 주로 다이캐스팅(주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KH바텍은 다이캐스팅 가공 방식을 점차 개선하면서 내식성과 주조성을 높이고 있다.

압출 방식으로 마그네슘 소재 양산에 성공한 업체도 등장했다. SK지르콘은 압출 방식으로 마그네슘 소재를 만들어 LED조명 방열판, 건자재 등을 가공하고 있다. 마그네슘 소재는 가공하기 어려워 다이캐스팅·압연 등 방식으로만 생산했다. 독일 업체가 일부 압출 방식으로 마그네슘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생산성이 낮아 우주·항공 등 특수 분야에만 쓰였다. SK지르콘은 20여년간 압출 마그네슘 소재 개발에 집중한 끝에 얼마 전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대비 20~30% 비싸다. 그러나 SK지르콘은 가공 기술로 알루미늄과 비슷한 원가 수준으로 압출 마그네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압연 기술로 박판 마그네슘을 생산해 세계를 놀래킨 기업도 있다. 금속 압연 업체 영신기업은 얼마 전 30마이크로미터(㎛) 두께 마그네슘 박판을 양산해 주목을 끌었다. 마그네슘은 강도가 높아 깨지기 쉬워 압연 공정으로 박판화하기 어렵다.

마그네슘 박판 시장은 닛폰금속 등 일본 업체가 관련 기술을 선점해 국내 세트업체에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일본 업체는 50㎛ 수준 마그네슘 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차세대 완제품에 적용하고자 40㎛ 두께 마그네슘 박판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영신기업은 이보다 얇은 30㎛ 두께 제품을 개발해 기존 마그네슘 박판 시장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마그네슘 박판 소재 개발로 노리는 곳은 고급 스피커 시장이다. 마그네슘은 저주파부터 고주파까지 넓은 음역을 구현할 수 있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