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품을 해외 소비자가 구매하는 ‘역직구’ 쇼핑몰을 창업해 국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한 부부창업자가 화제다. 매출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패션분야에서 함께 일하다 결혼해 창업까지 손잡은 김보용 재이 대표와 임대현 이사가 운영하는 글로벌 패션 쇼핑몰 ‘스토레츠’ 이야기다. 재이는 최근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미국 실리콘밸리 빅베이슨캐피탈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보용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옥션 ‘파워셀러’로 이름을 날렸다. 등록금도 스스로 조달할 정도였다. 그는 영국 유학파로 패션매니지먼트를 공부했다. 현지 백화점 구매파트에서 일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 이른바 ‘명품’ 브랜드 관련 일을 했지만 갈증이 더해졌다.
김 대표는 “동대문 상품도 세계적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재질이나 디자인이 우수한 동대문 제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창업배경을 밝혔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회사에 함께 일한 남편 임대현 이사가 창업에 힘을 보탰다.
글로벌 쇼핑몰 사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로벌 웹표준부터 보안, 결제, 배송 등 한국에서만 사업을 했으면 몰랐을 여러 사업 문제를 알게됐다. 창업 초기 ‘용돈벌이’ 수준의 매출만 발생하자 고정수입이 필요했던 남편이 다시 취업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얼굴도 모르는 해외 소비자가 옷을 입고 기뻐해주는 게 즐거웠다”며 “출산을 앞두고 산통이 왔을 때 가장 먼저 노트북부터 챙길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무작정 시작한 창업이 ‘스타트업’으로 탈바꿈한 것은 패션IT기업을 성장시켜주는 ‘패션테크액셀러레이터(FTA)’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김 대표는 “어떻게 하면 하루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자영업자처럼 하던 것에서 벗어났다”며 “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재이는 빠른 상품기획과 전환력을 장점으로 저가의 중국산 의류와 차별화했다. 동대문에서 매입한 의상과 자체 제작한 디자인 의상을 함께 팔았다. 스토레츠 매출의 60%를 단골 고객이 구매했다.
김 대표는 상품소싱과 기획, 홍보를 하고 임 이사가 제품생산과 운영, 사이트관리를 맡았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의 남편이 ‘안살림’을 맡은 셈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험을 가진 개발자와 함께 패션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