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强달러에 美기업 환차손 1분기만 200억弗…더 늘어날 듯"

달러화 강세에 따른 미국 대기업들 환차손이 1분기에 200억달러(약 21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기업 실적 발표가 중간 정도에 이른 시점에서 나온 집계여서 강달러에 따른 환차손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환차손 금액(200억달러)은 인텔과 캐터필러, 골드만삭스가 1분기에 각각 올린 매출액을 뛰어넘는다.

제너럴모터스(GM)와 IBM, 프록터&갬블, 아마존, 존슨&존슨은 달러로 환산한 해외 매출에서 각각 10억달러(1조763원) 이상 손해를 봤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 역시 지난 1월 강달러로 20억달러(2조1526억원) 이상 환차손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다국적기업들은 최근 몇 년 간 달러 약세와 신흥 시장 팽창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냈지만 그런 환경은 이젠 옛말이 됐다.

달러 가치는 주요 교역국 통화 바스켓 기준으로 6년 반 사이 바닥을 친 지난해 5월 이후 약 20%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함께 세계 경기 둔화도 이어져 미국 기업 발목을 잡았다.

스탠더드&푸어스(S&P) 500대 기업 가운데 71%는 올해 1분기 이익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기업 55%는 이미 이익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로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3M, 맥도날드 등 주요 미국 기업은 실적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모두 ‘환율변동’을 꼽았다.

피델리티의 댄 켈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다국적기업이 환율이라는 강력한 역풍을 맞았다”며 “기업들은 이제 비용 구조를 바꾸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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