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배터리 제조사 노리는 이유

테슬라모터스가 일반 가정이나 전력 회사를 위한 대형 배터리 판매에 나선다. 테슬라모터스 산하 솔라시티는 태양광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 판매도 시작하는 등 에너지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CEO 엘론 머스크는 이미 지난해 2월 투자 관련 보고에서 신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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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회사는 이런 대형 배터리를 풍력이나 태양광 등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보완에 이용한다. 미국 내에선 법률 의무화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대형 배터리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런 점에서 보면 테슬라모터스의 전력 관련 시장 진출은 놀라운 게 아니다. 이미 몇 개 업체가 참여해 대형 배터리 시스템을 전력 회사에 공급하고 있지만 테슬라모터스 참여로 이 시장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게 된 건 물론.

테슬라모터스는 지난해 기가팩토리(Gigafactory)라고 불리는 93만m2 면적에 달하는 전지 제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나 가정 전력용 배터리 뿐 아니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에 들어가는 전지 제조도 가능한 규모다. 이런 이유로 소형 배터리를 애플에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모터스는 파나소닉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구입한 다음 자사 공장에서 이를 용도에 따라 배터리팩과 모듈로 조립한다.

기가팩토리를 건설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 셀 구입 확대에 따라 전지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 파나소닉 배터리 셀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고객이라는 점에서 테슬라모터스는 타사보다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그 뿐 아니라 성장이 기대되는 전력 회사를 대상으로 한 시장에 진입하는 것 역시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또 우버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도 미래에는 자가 자동차 보유보다는 셰어 쪽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언급된다. 미국인의 경우 1인당 평균 주행 거리는 계속 감소 추세에 있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대수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모터스가 새로운 사업 부문을 필요로 하는 건 자연스럽다. 대형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는 동시에 다른 자동차 회사에 공급하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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