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보호 기업은 서비스가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서비스 모델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아비람 제닉 비욘드시큐리티 대표는 한국 정보보호 기업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1992년 이스라엘에서 애플리케이션 회사 지테코를 창업해 3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에 1억달러(약 1079억원)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1999년 다시 사이버 보안기업 비욘드시큐리티를 창업했고 이스라엘 성공 벤처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보안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조언을 들으러 산타클라라 그의 집을 찾았다.
제닉 대표는 스타트업을 매각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관심이 높다. 제닉 대표는 KSP라는 한국-이스라엘 엔젤투자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웨이웨어러블, 마이드라이브, 코랭코 등 6개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했습니다. 보안 분야 스타트업 기업을 물색 중입니다.”
제닉 대표는 “한국 보안 기업은 너무 내수 시장에만 집중한다”며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보다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한 곳을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최근 그가 눈여겨 본 분야는 ‘모바일 보안’이다. 웹 서비스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각종 취약점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이버 위협도 급증세다. 위협이 증가하는 곳에 대응책이 필요하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한국처럼 내수 시장이 작아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에 애정이 깊은 그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이 운영하는 BoB 과정도 알고 있을 정도다. “뛰어난 화이트 해커를 양성하는 BoB에 제품개발 교육 과정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종 침투 테스트 등을 교육하지만 이런 기술을 제품화하는 방법은 미흡합니다.”
그는 BoB가 원한다면 제품화 방법론을 전수할 의사도 보였다.
비욘드시큐리티는 취약점 서비스를 제품화한 기업이다. 마치 뛰어난 해커를 박스 안에 넣어 기업에 판매하는 것과 같아 ‘해커 인 어 박스(Hacker in a box)’라 불린다. 각종 소프트웨어에서 단말기 등에 존재하는 보안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취약점 점검 서비스를 완성된 제품으로 구현했다.
제닉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등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하는 제품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산타클라라(미국)=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