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국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 강화로 내연기관 효율 향상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지만, 우리나라 연구개발 지원은 오히려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및 디젤 엔진과 관련한 연구개발 자금은 4년새 70%나 급감했다. 내연기관 연구개발에 연간 7000억원 이상 투입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지원 과제 중 내연기관과 관련한 지원 금액은 5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11년 167억원에 달했던 지원 금액이 4년새 70%나 줄어든 셈이다.
친환경차 개발 및 엔진 효율 향상을 포괄하는 그린카 부문 올해 신규 과제 중 내연기관과 관련된 과제는 ‘디젤 엔진 적용 전자식 복합 기능 VVA 기술 개발’ 등 세 건에 불과하다. 계속 과제 및 신규 과제를 포함한 내연기관 연구개발 지원이 갈수록 축소됐다. 이는 내연기관 효율 향상을 순수 민간 영역으로 구분하는 정부 및 정치권 영향이 크다.
민경덕 서울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친환경차 부상에도 불구하고 가솔린과 디젤을 포함한 내연기관 차량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0년 9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최근 유례없는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 강화에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내연기관 연구개발 지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연구기반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선진국 내연기관 연구개발 지원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총 29억달러 자동차 연구개발 지원 예산 중 23%인 6억6000만달러(약 7185억원)를 내연기관 개발에 쏟아 부었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은 내연기관 연소 효율 향상 및 연료 기술 개발에 투입됐다. 내연기관 연구개발 자금 비중은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포드를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도 이 같은 투자가 한몫 했다.
민 교수는 “고성능 터보와 수퍼차저 등 내연기관 엔진 효율 향상 기술 과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고, 산학연 공동 연구로 해결해야 한다”며 “그동안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지원이 제한된 분야에 집중된 경향이 있었지만, 시급한 단기 과제에도 관심을 가져 균형을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단위:억원) (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