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거실’ 공략이 본격화됐다. 가전 업체와 손잡고 자사 스마트 스피커에 커넥티드 기능을 대폭 늘렸다.

아마존이 음성인식 스피커 ‘아마존 에코(Amazon Echo)’에 와이파이 연결 기능과 조명·가전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고 9일 매셔블이 보도했다. 벨킨(Belkin) 가전제품 원격 제어 스위치 위모(WeMo) 3종 및 필립스 스마트 조명 ‘휴(Hue)’ 시리즈 5개 제품과 스피커를 실내 와이파이로 연결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는 애플 ‘시리(Siri)’와 비슷한 클라우드 기반 음성 비서 기능 ‘알렉사(Alexa)’가 탑재됐다. 원통 모양 거치형 기기로 7개 마이크가 달려있다. 사용자가 말하면 이를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해석, 기능을 실행한다. 날씨·뉴스 정보나 음악 재생, 할 일 목록, 쇼핑 등을 할 수 있고 학습 기능이 있어 사용자의 말하기 패턴, 어휘, 개인적 선호도 등을 파악한다. 가격은 199달러(약 22만원)에 불과하다.
이번에 도입된 기능을 활용하면 아마존 에코로 거실 내 가전 기기를 조절할 수 있다. 위모와 휴는 각각 실행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스마트 기기다. 기존 에코 앱에 두 앱을 통합시킬 수도 있다.
에코에 “알렉사(혹은 ‘아마존’), 휴를 실행해줘”라고 하면 앱이 실행되고 “알렉사, 현관 조명을 켜줘”라고 하면 현관 조명이 켜지는 식이다. 조명 밝기도 “20%”라고 간단히 얘기해 조절할 수 있다.
이에 아마존 스마트홈 사업이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가전 업체와 손잡고 선제적으로 이 기능을 도입해 글로벌 IT업계에 ‘스마트홈’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당초 아마존이 아마존 에코를 내놨을 때 시장에서는 애플 ‘시리’나 구글 ‘나우(Now)’, 마이크로소프트(MS) ‘콜타나(Cortana)’ 등 다른 IT기업에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들 기업은 애플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시리를 작동시키고 구글도 스마트워치 등 범용 디바이스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솔루션을 구현하려한다.
반면 아마존 에코는 설치해 놓고 쓰는 거치형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모바일 기기 아성을 무너뜨리긴 힘들 것”이라는 의견과 “굳이 모바일 기기 없이도 설치하고 말만 하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 맞부딪혔다.
가전 업체들이 내놓는 스마트 기기는 보통 이들이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IT기업 음성인식기능과 연동한다. 스마트홈 솔루션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가전 업체와 스마트홈 솔루션 사업에 협업하는 IT기업은 아직 없고 애플은 자사 애플 가전에만, 샤오미는 샤오미 기기에만 적용하는 식이다.
테크크런치는 “아마존이 이피(iffy)처럼 스마트홈 기기 업체들과 손잡고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한다면 스마트홈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