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입찰제 도입으로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거래질서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국가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에 최저가입찰제가 도입되면서 일각에서 불거진 불만에 대해 신순식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은 ‘효과’를 더 많이 평가했다.
신 단장은 과거 정보통신부 시절 인터넷·통신 분야 시장이 열릴 수 있도록 시장정책을 주도한 전문가다. 지난해 3월 ICT와 전력 융·복합 산업인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장에 취임하면서 무엇보다 안정적인 시장환경 조성에 집중했다. 예전 통신시장 개방에 따른 전 과정을 경험했던 만큼 초기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도 신 단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신 단장은 산업부와 협의해 보급사업 3년만인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최저가입찰제를 도입했다. 일부 업체로부터 정부가 시장가격을 낮추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단이 의도한 것은 업계가 느낀 상황과 전혀 달랐다.
신 단장은 “지금까지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자 선정 때마다 온갖 인맥을 동원해 이의를 제기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며 “최저가입찰제 도입으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보급사업 핵심 품목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원격검침인프라(AMI) 장비 시장성·기술력이 검증된 데다, 전문가 현장실사를 통해 강도 높은 기술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최저가입찰제로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을 극복했다. 다만, 최저가제입찰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가격경쟁에 유리한 만큼 중소기업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은 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신 단장은 “큰 틀에서 최저가입찰제를 유지하겠지만 중소기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급사업부터 적용할 것”이라며 “산업부와 협의해 중소기업 시장참여 확대는 물론이고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 자체를 기업주도형으로 끌어가는 데 힘 쓰겠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민간 부담금을 포함해 약 900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지난해 기재부가 사업 중복 등을 문제 삼은데 대한 보안 차원에서다.
신 단장은 확산사업 예비타당성 결과에 따라 내년도 보급사업 계획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지역별 형평성과 다른 정부 사업과 차별화시키는 자구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도 상반기 내 내놓을 계획이다. 신 단장은 “몽골과 미얀마 등에 태양광발전소 위주로 ESS가 투입되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개별 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인증 등 시장 진출에 필요한 행정적, 기술적 지원을 통해 해외 실적을 쌓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