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도 부문따라 실적 명암...반도체↑,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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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주요 협력업체 실적도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 협력사는 실적이 고공비행을 했다. 반면에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경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협력사는 덩달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16일 CEO스코어가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매출액 상위 10개 협력사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협력사는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209.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폰 협력사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31.6%나 하락했다. 반도체 10개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가 3281억원인데 비해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는 1459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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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한 연구원이 공정 진행과정을 모니터로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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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호조 속에 올해 반도체 장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전년인 2013년에는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가 2133억원으로 반도체 협력사 영업이익 1061억원 갑절을 넘었었다. 2013년에는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면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던 시기다. 하지만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샤오미 등 중저가폰의 공세 속에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메모리 시장의 안정된 수급상황 속에 좋은 실적을 냈다. 반도체 협력사 대부분도 영업이익을 늘렸다. 심텍과 하나마이크론, OCI 등 3곳은 흑자로 전환했다. 원익IPS가 66.7%, 이오테크닉스가 31.5%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인쇄회로기판(PCB), 메모리 모듈 등을 생산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문에 모두 부품을 납품하는 대덕전자는 지난해 무려 2322.4%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스마트폰 협력사 가운데 멜파스, 알에프텍 등 두 곳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블루콤(147.2%)과 아비코전자(59.1%) 정도가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파트론(-51.2%), KH바텍(-47.6%) 등도 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주로 장비·부품·소재 업체로 구성된 삼성전자 협력사는 삼성전자에 매출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성과에 따라 회사 전체의 경영지표가 영향받는 구조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는 대표적 우리나라 중견기업이지만 여전히 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해외시장 공략, 매출처 다변화 등으로 보다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협력사 실적 역시 삼성전자 사업부별 성과에 연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황이 가장 좋을 것으로 꼽히는 대표적 업종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기술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메모리 사업은 물론이고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도체 협력사에게는 청신호다.

스마트폰 협력사는 ‘갤럭시S6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출시를 앞둔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품 공개 후 국내외 업계로부터 그동안 부진을 씻을 혁신적 제품이란 호평이 연이어 나왔다. 올해 세계시장에서 공급 물량 역시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