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년 새 1%에 그쳤던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점유율을 15%로 끌어올렸다.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가 현격한 공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1800유로(약 220만원) 이상 유럽 초고가 세탁기 시장에서 지난해 삼성전자 점유율은 15%로 집계됐다. 2013년 1% 미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확고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1위 밀레는 같은 기간 동안 94%에서 83%로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유럽 초고가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모델명 WW9000, WW8000, WW7000)’를 앞세워 밀레가 장악한 현지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유럽 패션쇼 협찬을 비롯해 특급 호텔 전시, 백화점 단독 쇼케이스,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 컬래버레이션 전시 등으로 삼성 세탁기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 같은 노력은 소비자 반응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 주요 소비자 평가지에서 잇따라 세탁기 부문 평가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제품 전문 매거진인 영국 ‘엑스퍼트 리뷰’와 프랑스 ‘레 뉘메리크’로부터 별 5개 만점을 받았다. 크리스털 블루 도어 시리즈는 출시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전 세계 시장에서 20만대 이상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1500만대 세탁기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전자동 세탁기가 인기를 끄는 북미 지역에서는 CES 2015에서 호평받은 액티브 워시, 드럼세탁기가 주력인 유럽에서는 크리스털 블루 도어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올해 출시된 액티브 워시 반응도 뜨겁다. 국내에서 하루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이전 모델보다 세 배 이상 빠른 판매속도를 보이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는 “이달 말까지 액티브 워시 판매 모델을 전 모델(㎏ 용량 기준)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시장에도 내달 판매한다. 현재 12㎏, 13㎏, 15㎏, 16㎏ 모델이 판매 중인 액티브 워시는 이달 말 10㎏, 17㎏, 19㎏, 21㎏ 등 총 아홉 개 모델로 확대된다. 액티브 워시는 세탁기 본체에 개수대와 빨래판을 설치해 애벌빨래부터 탈수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도록 설계된 세탁기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서서 애벌빨래를 할 수 있어 세탁 전 과정을 별도의 이동 없이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