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대중국 문화 콘텐츠 교류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이 부처 간 협업이 어렵다는 방침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한중 정부 문화산업정책협의체’(이하 협의체)를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줄여 구성키로 했다. 한중 간 문화콘텐츠를 담당하는 6개 부처 간 협의체 구성을 추진했으나 중국 측이 방송을 담당하는 광전총국만 참여키로 했기 때문이다. 양국은 우리나라에서 문화부·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가, 중국에서 광전총국(방송)·국가판권국(저작권)·문화부(문화) 등 양국 6개 부처가 참여하는 다자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바 있다. 양국은 협의체에서 게임, 문화산업정책, 방송, 스마트콘텐츠 등을 논의하자고 합의했으나, 중국이 최근 광전총국·국가판권국·문화부 간 협업 체계 구성이 어렵다는 뜻을 밝혀오면서 차질이 생겼다. 정부는 최근 방송 업무를 담당하는 광전총국과 3 대 3 협의체가 아닌 3 대 1의 ‘불완전’ 협의체를 만들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광전총국과 협의체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국가판권국, 문화부와는 개별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2000억원 규모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 펀드’ 조성도 중국 측 대응이 미온적이다. 한중 양국은 각각 1000억원씩 투입해 공동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중국이 속도가 더디다.
우리나라는 올해 예산 400억원을 반영했고, 펀드 조성 계획이 구체화되는 대로 민간에서 나머지 6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민간은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중국이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일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우수한 콘텐츠 제작 기술과 노하우, 참신한 아이디어가 중국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콘텐츠 기업은 한국 업체와 공동제작에 관심이 많아 연락이 많이 온다”며 “민간 차원에서 풀 수 없는 문제는 정부가 적극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