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it)! 피플]<5>올리비에 무루 한불상공회의소 부회장

“프랑스에서는 최근 IT 스타트업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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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무루 한불상공회의소 부회장(아지앙스코리아 대표)은 ‘우수한 인재’를 프랑스 IT산업의 기반으로 꼽았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수학, 과학 등 기초과학에 강하다. 한해 IT 관련 엔지니어들만 12만5000명이 배출된다. 하지만 국내와 비슷하게 내수시장이 작아 대다수가 해외로 나간다. 프랑스가 스타트업 육성을 최대 목표로 세운 이유다.

올리비에 무루 부회장은 “실력 있는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듯 프랑스의 인재들도 마찬가지”라며 “투자 유치 등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라 이를 키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3년 34개 핵심산업을 선정하고 키워드 중 하나로 ‘디지털’을 제시했다. 이후 IT기업 및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렌치텍(French Tech)’을 발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벤처기업(10인 이하)은 42만개에 달했고 이 중 파리에만 4000여개 스타트업이 있다. 내년 1000개의 스타트업을 수용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센터 프레이시네 홀(Halle freyssinet)도 개소할 예정이다.

민간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 2013년 프랑스 통신 재벌 자비에 니엘이 세운 IT전문 민간 교육기관 ‘에콜42’가 대표적이다. 학력제한 없이 테스트만 통과하면 무료로 다닐 수 있고 학내 창업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향후 업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으로는 다섯 가지를 꼽았다.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나노, 바이오, 금융 등이다.

한국에서 제조업 기반의 IT산업이 발달했다면 프랑스는 콘텐츠나 소프트웨어(SW), 디자인에 강하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에서 민간 업체끼리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노·바이오산업에선 이미 학계 차원에서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떠오르고 있는 ‘핀테크’도 프랑스 IT업계에선 이미 익숙하다. 온라인을 통한 개인간(P2P) 대출 사업으로 주목받는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렌딩클럽(Lending Club)도 르노 라플랑쉬라는 프랑스 출신 엔지니어가 세웠다.

물론 극복해야할 과제도 있다. 프랑스 기업들이 국내에 와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정규직 중 외국인 고용률 제한이나 비자, 외국인 투자 회사의 대출 제한 등 정책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문화적 차이도 지적됐다. 올리비에 무루 부회장은 “젊은 층으로 갈수록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면이 줄어들고 있지만 기대만큼 그 속도가 빠르진 않다”고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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