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글로벌 인수합병(M&A)이 확대됐지만 투자은행들의 영향력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중국 거대 기업들이 M&A 시장 강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최근 투자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고 12일 전했다. 중국 업체들이 투자은행을 제외하고 자체팀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M&A 거래에 투자은행을 제외시키는 것은 과거와 달리 자체팀 운영비용이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은행들은 호황기로 불리는 2009~2010년에는 대규모 채용을 실시했지만 최근 시장이 크게 위축되며 규모를 줄이는 탓에 전문 인력을 중국 기업에 내주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제임스 미첼을 전략팀 수장으로 채용했다. 알리바바도 마이클 차이서 미국 투자팀장을 미디어 관련 투자업체 리버티미디어에서 영입했다.
중국 최대 민간기업인 포선과 완다도 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인 테마섹과 유사한 투자팀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완다는 최근 스위스 스포츠 마케팅 그룹 이프런트미디어를 10억유로에 인수하며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법률회사 리드 스미스는 참여시켰지만 투자은행은 제외시켰다. 또 미국 대표 극장체인 기업인 AMC 엔터테인먼트나 영국 요트 제조사 선시커에 대한 인수에서도 투자은행의 역할은 없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건수와 금액은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다. 총 404건으로 720억달러(약 80조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투자은행 수수료는 제자리걸음을 유지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이 투자은행에 지불한 수수료 규모는 약 4억달러(약 4400억원)에 그쳤으며 대부분 기업공개에서 챙긴 수수료로 나타났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