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남원식 앤피에스 대표

“정년 없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급속열처리 장비 전문업체인 앤피에스의 남원식 대표가 10년 가까이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가슴에 새긴 작은 소망이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면서 다닐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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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형적인 발전보다는 내실 있는 강소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며 “언젠가 회사를 사랑하고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후배에게 이 자리를 기쁘게 물려주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회사는 꿈의 소재 ‘그래핀’을 수십 분 내 빠르게 합성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대면적 그래핀 합성장비를 최초로 개발한 업체는 아니지만 기존 T-CVD 장비보다 획기적으로 합성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데다 대면적화에 성공했다. 현재 350×480㎜ 기판 사이즈 그래핀 필름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고 오는 4월이면 550×680㎜ 생산도 가능하다.

남 대표는 “아직까지 기판에서 그래핀 두께를 측정하거나 그래핀 단결정이 잘 성장됐는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현재로선 필름에 그래핀을 전사하고 난 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내년쯤 단위공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측정 방법이 나오면 보다 수월하게 그래핀 양산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그래핀 합성장비 개발을 목표로 시장에 뛰어든 게 아니다. 반도체와 LED 분야 급속열처리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이를 개조해 만든 장비를 그래핀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서 시작됐다. 급속열처리 장비는 급속 승온과 냉각, 그리고 정확한 온도제어 등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그래핀 합성 장비로 재탄생시켰다. 최근 국내 업체로부터 장비를 수주받아 첫 출하도 앞두고 있다.

남 대표는 “신약 하나 개발하는 데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이 걸린다”며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CNT)는 신소재 가운데서도 가장 기대치가 높은 ‘신약’으로, 앞으로 산학에서 어떤 분야가 더 앞서갈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데 역량을 집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그래핀 분야 특허와 논문 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다. 특정 영역의 기술에서는 미국보다도 높은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남 대표는 “우리나라가 그래핀 관련 연구나 생산 기반은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지만 적용 분야가 너무 많아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쉽게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는 적용 분야를 찾아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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