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많은 벤처기업들의 중도 탈락, 그리고 얼어붙은 투자시장에 힘들다는 말이 벤처인들 입에 붙은 지 몇 해. 오랜 만에 화창한 미래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벤처 CEO를 만났다. 주인공은 2012년 회사를 설립해 올해 3년째를 맞고 있는 이도링크의 신필순 대표다.
신 대표와는 지난 겨울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1년 전 그는 회사의 주력기술에 대한 투자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그리고 지금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신 대표가 자신감을 내비쳤던 기술은 그동안 벤처인들에게 닫혀있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열었고 이제는 그 힘을 바탕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도링크가 보유한 핵심기술은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TLS)다. 최근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 받는 사물인터넷(IoT)의 기초기술이다. 이도링크 RTLS의 특징은 정확성이다. UWB 초정밀 측위 기술로 다른 통신방식을 이용한 시스템과 비교해 수십㎝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RTLS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도 신 대표가 성장에 대한 기대를 잃지 않는 이유다.
이미 여러 응용분야에서 다수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 및 재고관리, 약품관리, 장비 추적, 직원안전, 운동선수 랩타입 측정 등 의료, 스포츠, 산업, 물류 등 분야에서 대기업을 고객으로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올해 주력 공략시장은 산업안전이다. 신 대표는 지난해부터 국가적으로 안전 이슈가 커진 만큼 제조현장의 인명 안전을 위한 솔루션을 제안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장 근무 인력과 기동 장비들의 위치를 실시간 모니터링 해 출동사고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의 올해 목표는 여기까지다. 더 욕심을 내 볼만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애플리케이션 단계의 솔루션 제공”이라며 “보다 기초시장인 센서 등은 제조기업이, 상위 시장인 제어 및 관리는 SI기업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회사에 대해 설립 3년째를 맞는 가장 신중하고 조심해야 될 때라는 자체 평가를 내린다. 지금의 성장과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관심에 자칫 자만할 수 있다며 스스로 견제하고 있다. 장기 비전도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인원을 늘리기 보다는 지금 분야에서 더욱 전문성을 쌓아 강소기업이 된다는 그림이다. 지난해까지 다수의 인원을 채용하며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지만, 올해는 이들 충원인력의 교육에 신경 쓰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에는 무선충전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IoT 디바이스의 전력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신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RTLS에 무선충전기술을 융합하는 것”이라며 “정확성과 편리함을 겸비한 IoT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