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기차 충전기 안전 우려

전기자동차 시장이 민간으로 확대 중인 가운데 국내 전기차용 충전기의 국가표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전 시 접촉 횟수가 많은 분리형 구조인 탓에 누전 등 위험사고 노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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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 구축된 완속충전기.

9일 업계에 따르면 분리형의 국내 전기차용 충전기(완속·7㎾)가 동급 외국 충전기에 비해 감전 등에 위험이 높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대다수 국가는 충전기·충전케이블 일체형이지만 국내 충전기는 분리형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전기차 이용자는 전용 충전케이블을 차량에 휴대하며 충전 시 케이블을 꺼내 사용한다. 무게 10㎏가 넘는 충전케이블을 차량과 충전기를 각각 연결해 사용하지만 해외 충전기는 케이블 일체형으로 차량에만 꽂아 사용한다. 결국 국내 사용자의 충전 접촉 횟수가 두 배 많은 셈이다.

해외 충전기에 비해 잦은 탈·부착으로 케이블과 기기(차량·충전기)간 연결 부위(핀) 이격으로 이들 접점의 열이 발생해 화재로 번질 수 있는데다 감전 확률도 두 배 이상 높다. 더욱이 국내 충전케이블의 차량 연결 부위는 손잡이 모양의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지만 반대편의 충전기 연결부위는 이 같은 장치조차 없다. 여기에 차량별로 충전 시 누전을 막기 위한 분리방지용 잠금 스위치 기능을 장착한 차량은 르노삼성과 BMW뿐인 걸로 알려졌다. 나머지 차량은 충전 중에도 케이블 분리될 수 있다. 이 같은 충전기는 현재 일부 유통점 충전소를 제외하고 국내 전기차 보급수와 동일한 약 3000기가 구축돼 운영 중이다.

업계는 국산 충전기가 별도의 누전차단기를 장착했지만 비와 눈에 노출된 실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만큼 국가표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전기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출 모델과 달리 국내 급속충전기는 분리형으로 사용자가 직접 충전기에 연결해 사용하기 때문에 일체형 충전기에 비해 감전 등 위험 노출이 두 배 높다”며 “비나 눈이 내릴 때 충전기 사용을 꺼리거나 잦은 탈·부착으로 열이 발생한다고 불안함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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