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인터뷰/국내 SW현실 김상규 조달청장에 들어보니

“소프트웨어(SW)는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안보이니까 제 값을 주려 하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SW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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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조달청장이 진단한 국내 SW 산업의 현실이다.

김 청장은 “SW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율이 2.5배나 높은 데다 취업유발계수도 1.7배에 달하는 등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산업”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발주기관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를 보충해 줄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SW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W를 잘 모르는 행정 관료가 사업을 발주하다보니 정확한 시스템 구축 비용을 산출하지 못하고, 수시로 바뀌는 지침에 SW 사업자만 힘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SW사업자가 종사자를 위해 근무환경을 개선하거나 정당한 대우를 해 줄 여력이 부족, 결국 우수 인재가 SW 업계 진출을 기피하면서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청장이 취임 후 주요 역점 사업으로 SW산업 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청장은 “미래부가 SW 산업 발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조달청은 국내 시장의 21%에 달하는 공공구매력을 이용해 미래부 등 관계 부처에서 수립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 과정에서 조달청이 SW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내놓은 SW 분할발주나 상용SW 분리 발주 정책도 집행 기관만이 할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을 내놓기까지 그는 취임 후 6개월 간 부지런히 국내 SW 관련 담당부처와 산업계, 전문가를 찾아 SW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8월 조달청 담당 국장이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 SW산업 관련 담당 국장과 만나 사전 업무를 조율하도록 한데 이어 김 청장도 직접 민간 전문가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도 여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이처럼 현장을 돌며 발품을 팔아 수립한 ‘공공 조달을 통한 SW산업 발전방안’은 지난해 10월 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청장은 사업을 구체적으로 끌고 나갈 추진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SW산업 등 신기술,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신기술서비스국을 신설, SW산업 불씨 살리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 ‘SW 중심사회 확산방안’을 미래부와 함께 상정, 올해 중 시범적으로 기획(설계)과 구현 단계로 분할 발주할 것을 명시했다.

김 청장은 “SW 분할발주가 민간 업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며 “제도 초기 단계인만큼 국가가 시장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다소 손해보는 시스템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청장은 “되도록이면 올해 시범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여기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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