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벤처투자 업계가 유전체 해독 스타트업에 주목, 관련 기업에 2050만달러를 투자했다.
일본 DNA 분석 스타트업 퀀텀바이오시스템즈(Quantum Biosystems)가 일본 벤처캐피탈 재프코(Jafco)와 일본 민관 공동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미즈호캐피탈, 도쿄대 엣지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24억엔(20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지난해 4억5000만엔을 투자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퀀텀바이오시스템즈는 스위스 로체홀딩과 미국 일루미나사가 독점하고 있는 4세대 DNA 염기서열분석장치를 개발하는 업체다. 이 장비는 인간의 DNA를 100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몇 시간 내 분석한다.
토시히코 혼쿠라 퀀텀바이오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는 “DNA의 염기서열을 빠르게, 저렴하게 분석해내는 것은 개인 맞춤형 항암제 개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흙 속 박테리아의 DNA를 분석해 각 농지에 적합한 작물이나 재배방법 등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퀀텀바이오시스템즈는 상용화 전 실리콘밸리에 조사팀을 둘 예정이다. 오는 2017년 제품을 상용화한 뒤 이듬해 일본·미국을 중심으로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지난 1990년 시작된 첫 인간 게놈프로젝트에는 무려 13년의 시간과 총 3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염기서열 해독 방법들이 등장하면서 해독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게놈 해독에 드는 비용은 3000~5000달러 선에서 정체됐다.
이후 지난해 초 일루미나가 업계 처음으로 1000달러 정도에 DNA를 읽어낼 수 있는 ‘4세대 DNA 염기서열분석장치’를 내놓으면서 DNA 해독의 대중화를 앞당겼다는 평이 나왔다. 일루미나는 세계 유전자 분석 장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로, 지난해 MIT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기업’ 1위에 오른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