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수(water-repellent) 가공을 해도 대부분은 소재 표면에 더한 코팅이 벗겨지면서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영국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이 금속 표면에 레이저 가공 처리를 해서 벗겨지거나 떨어지지 않는 발수 가공 기술인 슈퍼-하이드로포빅(Super-hydrophobic) 개발에 성공했다.
금속 표면에 스포이드로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물방울이 표면에 접촉하자마자 순식간에 표면에서 퉁긴다. 슈퍼-하이드로포빅은 레이저 펄스로 금속 표면을 가공하는 기술. 금속 표면에 닿은 물방울은 중력에 저항하듯 위쪽으로 퍼진다. 슈퍼-하이드로포빅을 활용하면 금속 표면에 있는 친수성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당초 침투성을 높이기 위해 슈퍼-하이드로포빅을 연구하다가 반대로 발수성을 높이는 쪽으로 활용을 해봤다고 한다. 발수성을 높인 금속 표면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물방울은 금속 표면을 미끄러지다가 덩어리 자체가 반동으로 수직 점프한다. 이 기술은 펄스폭을 수 펨토초(femto
second) 단위로 레이저를 이용해 금속 표면을 가공한다. 이렇게 발수 가공 처리를 하면 금속 표면에 각도를 조금만 줘도 공이 구르듯 물방울이 미끄러진다.
이 제품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라이팬에 처리하는 테플론 가공의 경우 발수성이 높지만 슈퍼-하이드로포빅을 이용하면 더 높은 발수성을 기대할 수 있다. 지붕이나 벽 재료에 이용하면 비가 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물부족 현상을 겪는 개발도상국에선 빗물을 모아두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슈퍼-하이드로포빅이 기존 코팅 처리보다 훨씬 높은 발수성을 지녀 벗겨질 염려가 없다고 말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