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후보 청문회 `상처뿐 영광`되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돌발 변수가 잇따르면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지난해 안대희·문창극 두 후보자에 이어 사상 초유의 3연속 총리 후보 낙마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적지않은 상처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는 10~11일 이틀간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당초 9~10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증인·참고인 채택 합의 지연으로 출석요구서 통보 시한을 놓치는 바람에 하루 늦어졌다.

청문회 일정이 미뤄지는 사이 여론은 긍정보다는 부정적 지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3일 총리 후보로 지명될 때만해도 3선 현역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점쳐졌다. 과거에도 현역 국회의원이 청문 절차에서 낙마한 사례는 없었다. 실제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를 특별히 문제삼지 않았다.

이후 병역·재산·논문표절 등 청문회 단골 메뉴가 잇따라 제기된데 이어 최근엔 이 후보자가 언론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 보도를 막기 위해 언론사 현직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고, 언론사 인사 과정에도 개입할 수 있음을 이 후보자가 직접 언급한 것이다. 내용이 알려지자 이 후보자는 즉각 “부덕의 소치”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자신의 언론관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뒤였다.

급기야 새정치연합은 “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종전까지는 앞서 제기된 의혹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총리 자질론으로 공세수위가 높아진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면 청문회에서 이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누리당은 아직 의혹 단계인 만큼 청문회를 통해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청와대의 쇄신 카드로 나온 이 후보자가 이미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따라서 이 후보자는 10~11일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을 깔끔하게 씻어내는 동시에 부적절한 언론관을 둘러싼 총리 자질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절실해졌다. 일각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총리 취임에 성공하더라도 국정 리더십 측면에서 마이너스적인 요인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홍원 현 국무총리는 주말 사실상 마지막 공식 현장방문 일정을 수행했다. 정 총리는 7일 독립운동가인 서상교·김영관 지사 가정을 차례로 방문했다. 지난 2013년 2월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애국지사를 찾은 지 2년 만에 애국지사와 만남으로 총리로서 현장행보를 마무리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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