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현대자동차 `더 뉴 i40`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의외로(?)’ 정숙하고 뛰어난 주행 성능과 연비까지 갖춘 디젤 세단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연간 20만대에 달하는 수입차 판매 중 디젤 비중이 70%에 육박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디젤 모델의 선전에 힘입어 수입차 판매는 지난 36개월 간 단 한차례도 역성장한 적이 없다. 매월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단일 차급에서 수입 모델 판매량이 국산차를 앞지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브랜드와 다양한 라인업을 무기로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공략해 나갔다.

이에 대항하기 위한 국산 자동차 업체들의 디젤 세단 출시도 작년부터 본격화됐다. 이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돋보이는 대항마가 나타났다. 지난달 현대차가 출시한 ‘더 뉴 i40’가 주인공이다. 이름만 빼고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 거의 모든 것을 혁신한 더 뉴 i40 시승을 통해 국산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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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은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W서울 워커힐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시 로드힐스CC를 왕복하는 136㎞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 모델은 1.7 디젤 세단 D-스펙(풀옵션)이다.

더 뉴 i40의 외관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간결한 대형 싱글 프레임 헥사고날 그릴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HID 헤드램프는 전면부를 더욱 멋스럽게 변화시켰다. 기존 모델보다 더욱 당당하고 묵직한 느낌을 주지만, 젊은 감성과 시선을 충족시키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측면에서는 역동적인 느낌을 배가시키는 새로운 디자인의 알로이 휠이 돋보인다. 후면부도 양 쪽 모서리를 부드럽게 둘러싸는 듯한 입체적인 LED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해 개성 있는 모습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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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인테리어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수평형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각종 소재 등에 이르기까지 고급감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베어나온다. 또 뒷좌석 암레스트에 수납함을 추가해 공간 활용성도 좋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파워트레인이다. 더 뉴 i40는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디젤 엔진을 적용하고, 국산 중형 디젤차로는 최초로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탑재해 동급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디젤 엔진 성능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i40가 연비와 유럽 감각의 주행 성능까지 강화해 중형 디젤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D-스펙 모델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아우토반 등에서 현지 주행시험을 실시, 서스펜션과 핸들링의 최적화 된 튜닝을 통한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도심 구간에서의 중저속 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주행감과 함께 높아진 정숙성으로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디젤 특유의 힘이 느껴진다. 시승한 모델의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34.7㎏·m으로 경쟁 모델로 꼽히는 폴크스바겐 파사트보다 우수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실제 급가속시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함이 없다. 가속 성능과 응답성이 이전 모델보다 확실히 개선됐다. 이는 새롭게 적용된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의 역할이 크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급하게 올라가는 순간에도 별 다른 소음이나 변속시 거슬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빠른 변속으로 역동적인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묵직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스티어링휠의 느낌이 더해져 만족할 만한 고속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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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고속 구간에서의 정숙성도 여전히 우수하다. 빠르고 강하지만 놀랄 만한 수준으로 소음과 진동을 잡았다. 전방위적인 NVH(소음진동) 대응 설계로 동급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했다는 현대차의 자신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곡선 구간에서는 차량 구동력과 제동력을 적절히 제어해 속도 저하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선회가속제어장치(ATCC)가 돋보인다. 급격한 코너링을 시도해도 차체가 큰 쏠림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마지막으로 연비 성능도 탁월하다. 고속도로가 대부분인 시승 구간임을 감안해도 고속도로 측정 연비(17.9㎞/ℓ)보다 좋은 실연비 성능을 보여줬다.

더 뉴 i40는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 성능이 조화롭게 어울린 다재다능한 차량이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수입차에 견줄만한 동력 성능과 연비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프리미엄 디젤 세단 성적표를 좌우할 더 뉴 i40의 선전이 기대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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