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정책의 방향성 부재와 비효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 미래가 달린 정부 R&D 혁신작업을 뚜렷한 원칙 없이 복수 부처에서 각각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R&D 혁신작업은 말 그대로 R&D 성과와 결과물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혁신방안 마련을 목표로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해 왔고, 기획재정부는 4월 국가재정전략회의 상정을 목표로 새로운 혁신 방안을 준비 중이다.
두 부처의 R&D 혁신 목표는 동일하다. 투자규모는 글로벌 수준을 웃도는데 성과는 미흡한 상황을 개선해 보겠다는 것이다. 두 부처 특성상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창조적 R&D 혁신 방안 마련에 무게를 둘 미래부는 리스크는 높지만 결과물의 가치가 큰 기술에 초점을, 재정효과를 고려할 기재부는 빠른 성과 도출이 가능한 기술에 집중할 개연성이 높다.
사실 이 같은 방향성의 차이는 부처 간 업무 협조와 공조로 극복하면 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어떠한 공조체계도 구축하지 않은 채 같은 사안을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서로 상이한 결론을 내놓으면 2개 안을 다시 절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비슷한 안을 내놓더라도 행정력 낭비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부처 간 갈등도 우려된다.
국가 R&D 정책 수요자인 연구계와 업계의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투 트랙으로 마련된 혁신안을 보완해 운영할 경우 권한과 책임 주체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힘든 상황을 낳게 된다는 사실도 과거 경험치로 알고 있다. 정부는 이제 부처 간 업무 갈등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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