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6 인기에 힘입어 3년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았다.
29일(현지시각)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이 각각 7450만대로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날 애플은 4분기에 7446만8000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SA 자체 조사에서 글로벌 1, 2위 업체인 삼성과 애플이 특정 분기에 판매량 동률을 이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량은 같았지만 두 회사의 속사정은 달랐다. 삼성은 전년 동기(8600만대)보다 1150만대가 줄어든 반면에 애플은 2350만대가 늘어났다.
삼성은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 콜에서 작년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9500만대였으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은 70% 후반을 차지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3위는 레노버-모토로라로 2470만대를 팔았고 화웨이가 2410만대로 뒤를 이었다. 지난 3분기 때 일약 3위를 차지한 샤오미와 4위에 올랐던 LG전자는 4위 내에 들지 못했다. LG전자의 작년 4분기 판매량은 약 1600만대로 예상된다.
지난 4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3억800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과 애플은 나란히 시장점유율 19.6%를 차지했다.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가 줄어들었고 애플은 2%포인트 상승했다.
SA는 “삼성이 고가 시장에서는 애플, 중가에서는 화웨이, 저가에서는 샤오미 등 현지 제조업체의 강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삼성이 다시금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블랙베리와 같은 업체를 인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블랙베리는 최근 해외 증권시장에서 삼성에 인수될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지만 삼성은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지난해 총 스마트폰 판매량은 12억8350만대로 전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성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3억1720만대를 팔아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전년보다는 260만대 줄었다. 2013년 삼성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던 2위 애플은 전년보다 4000만대 늘어난 1억9270만대를 기록하며 삼성과 격차를 줄였다. 연간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24.7%, 애플은 15.0%였다.
SA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대화면 아이폰6를 등에 업은 애플의 승리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3위로 치고 올라온 레노버-모토로라의 향후 성적 또한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2014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단위:백만대) / 자료:SA>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