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유럽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 A380이 고전하고 있다. 연비를 높인 중소형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일부에서는 생산을 중단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에어버스 A380은 복층 구조로 525석까지 배치할 수 있는 초대형 기종이다. 개발비를 100억유로(약 12조원) 이상 들이며 경쟁사 보잉의 대형 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지만 수주가 부진하다.
지난 2007년부터 상업 비행을 시작한 A380은 당초 연간 30대를 인도해 올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2011년과 2013년에는 목표를 밑돌았다. 전체 A380 수주 대수는 317대다. 이 중 절반 가까운 140대는 아랍에미리트 항공이 차지한다.
에어버스가 A380 계획을 구체화하며 예상했던 세계 대형 항공기 수요는 빗나갔다. 지난 2000년 1200대로 예상한 수요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전체 550대에 그친다. 이에 업계에서는 A380 생산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CEO는 이달 초 생산중단 가능성을 일축하며 “A380은 장기적으로 밝은 미래가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예상은 다르다. 에어버스 내부에서도 A380이 경제적으로 매력이 없다며 2018년 이후 생산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에어버스는 향후 4~5년이면 수주분 생산이 끝나 올해 신규 고객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사들이 한꺼번에 많은 승객을 옮기는 대형 기종에 매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시장은 승객 수요가 다양화되며 연비가 좋은 소형 항공기로 운항 빈도를 높이고 많은 목적지에 취항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같은 대형기 중에서도 비교적 작은 기종의 판매는 호조를 보인다. 지난해 12월 첫 인도를 시작한 A350은 이미 800대 가깝게 계약했다. 연비를 높인 A330네오도 반년 만에 120대 수주를 달성했다.
에미레이트항공 140대
싱가포르항공 24대
콴타스 20대
루프트한자 14대
에어프랑스 12대
영국항공 12대
에티하드항공 10대
대한항공 10대
카타르항공 10대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