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치슨왐포아, 텔레포니카 O2 인수 추진하나... 영국 통신업계 M&A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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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치슨왐포아가 유럽 내 통신사업을 확장한다. 텔레포니카 아일랜드 지사에 이어 모바일 서비스 사업부 오투(O2)까지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최대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EE 인수 등 영국 통신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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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기준 영국 이동통신 시장 업체별 점유율 <자료 :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

블룸버그는 19일 허치슨왐포아가 유럽 2위 통신 업체인 텔레포니카로부터 이동통신 서비스 O2의 영국 사업부를 인수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약 136억달러(90억파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치슨왐포아는 이탈리아 이동통신 사업부를 로컬 경쟁사와 합병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번 인수 추진은 허치슨왐포아가 유럽 통신 사업을 확대하는 게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허치슨왐포아는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이 세운 자회사로 항만·에너지·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M&A로 유럽과 북미지역 통신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허치슨왐포아는 텔레포니카의 아일랜드 지사를 9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리 회장의 ‘홍콩 벗어나기’가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리 회장은 지난 9일 부동산 투자회사 청쿵실업과 허치슨왐포아를 합병한 뒤 CK부동산, CKH홀딩스 두 개 지주회사로 나눠 각각 부동산과 비부동산 사업을 도맡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 회사를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케이만 제도에 법인 등록할 예정인 탓에 당시 홍콩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 사업 개편안은 올 상반기 내 완료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회장은 홍콩 외 지역에서의 M&A로 사업을 강화하려는 계획이다.

이에 영국 통신업계의 M&A 열풍도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통신업계가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다.

현재 영국 이동통신 업계는 O2·보다폰·오렌지·쓰리(3)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영국 이동통신 시장은 O2가 22%, 보다폰이 19%, 오렌지가 10.6%, 쓰리가 10.3% 등을 각각 차지했다. 쓰리는 허치슨왐포아의 자회사다.

지난달 영국 최대 통신 업체 BT는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프랑스 오렌지로부터 이동통신 사업 EE를 인수하기 위한 독점 협상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약 125억파운드로 예측됐다.

BT는 지난 2002년 이동통신 부문을 O2로 분사하고 2005년 텔리포니카에 177억파운드에 매각한 후 도매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O2를 되사오기 위한 논의도 진행됐으나 EE와의 협상 진행으로 중단됐다. EE를 인수하면 BT는 모바일 서비스 가입자 2500만명을 확보하게 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