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 시장이 기획이나 유지관리보다는 구축에 치우친 기형적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획과 유지관리 등 IT서비스 시장 내 다른 분야는 상대적으로 시장이 부진하다. 기획과 구축을 분리하고 유지관리와 운영부문 적정예산 배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 기획부문은 세계 시장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국내 IT서비스 시장규모는 69억달러로, 글로벌시장의 1.1%를 차지한다.
IT서비스시장을 기획·구축·유지관리·운영·교육훈련 등으로 구분했을 때 국내 기획시장은 6억6000만달러로 세계 시장의 0.81%다. 이는 동시에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9.5%를 차지, 세계 평균 13%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인다.
국내 IT서비스 시장 내 유지관리와 운영부문 비중 역시 15%와 17%로 세계 평균비중(23%, 25%)에 비해 낮다. 반면 구축분야 국내 비중은 55%로 세계시장 평균 3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연구소 측은 “기획부문 시장 부진이 그간 정보화전략계획(ISP) 등 기획과 구축사업의 통합발주 관행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공공 SW사업의 규정이 기획과 구축부문을 분리하기보다 감점과 요구사항 명확화 규정으로 제도가 형성돼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외에서 기회·구축을 분리하고 사업 투명성을 위해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영국은 기획과 구축사업자의 분리 규정은 없지만 국제표준과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분할발주를 실시한다. 세계은행, UN 등 국제기구의 SW개발사업자 선정방식도 ISP 등 기획사업자와 구축사업자를 분리·발주하는 추세다.
업계는 기획과 구축을 분리한 분할발주를 통해 기형적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기획사업자가 개발사업의 프로젝트관리자(PMO)를 수행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조미리애 VTW 대표는 “SW사업은 초기단계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설계가 미흡하고 이는 구축·시험 단계 추가 과업으로 이어진다”며 “그럼에도 추가과업 대가근거가 모호해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설계와 구축단계를 분할발주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정보화전략포럼’과 ‘공공조달을 통한 SW산업발전방안’ 등을 통해 기획사업 발주확대와 구현사업의 분할발주를 독려했다. 하지만 권고성 제도에 그쳐 시장에서 실효성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표]세계 IT서비스 시장 규모·비중(단위:억달러) / 자료:SW정책연구소>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