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지시가 원인된 금융사 담합, 공정위 과징금 20% 깎아준다

담합 등 금융사간 부당 공동행위가 금융위원회 지시를 근거로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최대 20% 감면해줄 방침이다. 금융위는 금융사 행정지도 시 사전에 공정위와 협의해 위법소지를 최소화한다.

공정위와 금융위는 금융사 규제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와 금융위는 이원 규제로 금융사 불편과 부담이 가중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금융업을 포함해 산업 전반의 경쟁제한행위를 규제하고, 금융위는 금융업 관련 전문적인 규제와 감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사는 금융위·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에 따른 사안을 공정위가 담합으로 제재하는 것은 중복규제라며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양 기관은 행정지도 단계부터 금융사의 위법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협의 시스템을 구축한다. 금융위는 행정지도 시 공정거래법령 위반 가능성을 공정위와 사전협의 할 수 있다. 공정위는 금융시장 특성을 고려해 사전협의 결과를 신속히 회신한다.

공정위는 금융사의 부당 공동행위가 금융위 행정지도와 관련된 경우 과징금 감경을 적극 고려한다. 행정지도 등 정부시책이 위법행위의 동인이 됐을 때 과징금을 최대 20% 감경하는 공정위 고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행정지도 시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 제고에 노력한다. 금융위 행정지도가 구두 등으로 이뤄지면 이에 따른 금융사 행위가 공정위 제재대상이 돼도 소명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협약 이행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실무협의기구를 이르면 이달 중 발족한다. 양 기관은 지난 2007년에도 규제부담 완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지만 집행실적은 미미했다. 이행이 어려운 일부 조항은 삭제해 협약내용 이행이 보다 수월해지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규제의 예측가능성 제고와 규제부담 완화가 기대된다”며 “실무협의기구는 중복규제 등 현안문제 해소를 위한 창구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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