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디지털 가전 매출이 지난해 보다 1%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신흥국의 경제 둔화와 주요 제품군의 저성장 때문이다.
닛케이산업신문은 미국가전협회(CEA)와 독일 시장조사업체 GfK가 전자가전쇼 CES 개막에 앞서 올해 세계 디지털 가전 시장 규모를 1조240억달러(약 1120조원)로 예상했다고 6일 보도했다.
올해 디지털 가전 시장 성장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디지털 가전 시장은 약 1조100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티브 쾨닉 CEA 산업 분석가는 “빠른 성장을 보이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경제가 혼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가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 서유럽 국가 역시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디지털 가전 매출 성장을 견인하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매출 성장세도 둔화됐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액은 3739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13% 늘었다. 올해는 40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3년간 연 30% 가량 성장한 것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 프리미엄 제품 중심에서 최근 중저가 중심으로 이동하며 판매량보다 매출 성장세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평균 단가는 지난 2010년 440달러였던 것이 2014년에는 312달러로 약 30% 하락했다.
태블릿 PC 역시 마찬가지다. 태블릿 PC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매출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74억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1% 줄었다. 올해 매출액은 이보다 더 줄어든 619억달러로 전년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 PC 평균 단가는 지난 2010년 685달러에서 지난해 294달러로 60% 낮아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제품은 성장 둔화에도 세계 디지털 가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지난 2011년 22%에서 지난해 46%로 갑절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된다.
업계는 디지털 가전 소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넘어 스마트홈과 같은 사물 인터넷 등 새 제품군으로 이동할지에 주목한다. 쾨닉 분석가는 “(CES에서) 우리가 보는 제품들이 새로운 혁신의 주역이며 디지털 가전 소비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세계 디지털 가전 시장 제품별 매출 비중(단위: %) / (자료: CEA)>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