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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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곳곳에서 덕담이 오간다. 만나는 사람마다 상대 손을 꼭 잡으며 복 많이 받으라는, 혹은 건강하라는 덕담을 건넨다. 아마도 이번주까지는 새해 덕담이 인사말을 대신할 듯하다.

지난해 말 3단계 중앙행정기관 이전 완료로 명실상부한 행정중심도시로 자리 잡은 세종에서도 새해를 맞아 덕담이 끊이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힘든 출근길을 거쳐 세종청사로 나온 이들도 많지만 다들 표정만은 밝다.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서로 새해 덕담을 빼놓지 않았다.

다만 보통의 덕담을 주고받는 모습과 다른 것은 최근 공직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조심스럽고 신중한 분위기다. 끊이지 않는 ‘관피아’ 논란에서 올해 본격 추진될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르기까지 쉬운 게 없는 상황이다. 연말연시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 2일 세종청사에서 일제히 열린 정부 시무식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스템과 문화를 쇄신하는 행정 혁신의 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폭탄 돌리기’처럼 떠넘기다가 우리 시대가 물려받았다. 적폐의 개혁은 우리 시대의 미션이 됐고, 대통령 말씀대로 현 정부의 ‘팔자’가 됐다”며 공무원들의 투철한 소명의식을 주문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해 성과를 치하면서도 “지난해는 이미 지난 것이니, 미안하지만 올해도 헌신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각료들의 일성처럼 그저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만 주고받기에는 지금의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 덕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잘되기를 비는 말’이라 한다. 여러 모로 힘들겠지만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국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 한 해도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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