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고민하다 동아리에서 휴대폰(피처폰)용 모바일 쿠폰 사업에 참여했죠. 그 인연으로 넥스트 빅 씽(NBT)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박수근 NBT파트너스 대표는 1986년 생으로 이제 곧 서른살을 맞는다. 대학 시절부터 고민했던 사업은 이제 매출 370억원, 영업이익 4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코스닥 중소기업 평균을 상회하는 실적이다. 대학과 회사에서 서로 알고 지내던 창업자 4명이 지난 2012년 9월 법인을 설립하고 2년여만에 일군 성과다. 스마트폰 첫 화면 잠금 서비스 ‘캐시슬라이드’가 바로 오늘의 NBT를 있게 했다.

캐시슬라이드는 지난 10월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용자는 총 578억번 잠금화면을 풀었다. 이는 1000만 서울시민으로 환산하면 한 명당 5780건 이상 잠근 화면을 푼 셈이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첫 화면을 빌려 그 위에 뉴스와 날씨, 쇼핑정보 등을 제공하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돈을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하루 사용자는 200만명에 달하고 한달에 20억원을 보상금으로 사용한다.
박 대표는 “캐시슬라이드의 성장은 가입자의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파트너사의 적극적인 참여로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캐시슬라이드가 순탄한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자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쏟아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첫 화면을 놓고 혈투가 벌어진 셈이다.
NBT는 캐시슬라이드를 차별화하기 위해 뉴스와 정보는 물론이고 사용자 입맛에 맞는 화면 꾸미기에도 힘을 쏟았다.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지켰고 결국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정점에서 멀어져갔다. 박 대표는 “서비스가 시작되고 매달 꾸준히 가입자가 늘다가 경쟁 앱들이 쏟아지면서 성장이 주춤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개인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실적도 제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해외 서비스도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한중 합작으로 지난 6월 중국에서 시작한 중국판 캐시슬라이드 ‘쿠후아’는 이미 가입자와 사용량 면에서 한국에 어깨를 견줄 서비스로 성장했다. 새해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로 뻗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사업을 준비 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 국내 스타트업에서 만들어진 비즈니스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셈이다.
새해 국내 캐시슬라이드는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국내 서비스는 이제 개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시스템 최적화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고도화에 성공하면 가입자들은 첫 화면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