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상장사인 제일모직이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국내 상장 주식 부호 2위에 올랐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제일모직은 공모가 5만3000원의 두 배 수준인 10만6000원의 시초가로 시작해 6.6%(7000원) 급등한 11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시초가는 형성 가능 범위(90∼200%)의 최상단으로 출발했다. 개장 전부터 매수 최고 호가인 10만6000원에 200만주 이상이 몰렸으며 오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약세를 보이다 이내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주가는 증권사들이 예측한 7만~12만원 목표주가의 상위권인 만큼 향후 주가 등하락 추이에 이목이 쏠렸다. 거래 첫날 공모 투자자들은 두 배가량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마감가는 공모가 대비 113%나 뛰어오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이날 전체 증시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 1위에 오르며 1279만6073주, 1조3662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상장일 역대 최대 거래대금이다. 지난 18일 삼성SDS가 세운 1조3476억원의 기록을 한달만에 깬 것이다. 개장 2시간 만에 거래대금이 1조원을 돌파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오후 들어 기관의 순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5조255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시총 순위 14위다. 상장 즉시 시총 순위 16위인 삼성화재를 앞질러 삼성전자와 삼성SDS에 이어 삼성그룹 내 유가증권 시장 3위 계열사로 올랐다.
종가 11만3000원 기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는 총 9조8237억4540만원의 지분 가치를 획득했다. 23.2%의 지분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조5447억5350만원을 확보하게 됐다. 7.7%씩 지분을 보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는 각각 1조1815억7885만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5258억3420만원의 지분 가치를 얻었다.
시총가 기준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는 6조350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이 거머쥔 가치가 3조원을 넘어선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보유한 전체 상장 주식 가치가 7조원에 육박해 이건희 회장(11조7740억원)에 이은 재계 2위 주식부자로 떠올랐으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따돌리게 됐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삼성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라며 10만7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바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