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이전, SW업계엔 인건비 증가로 적자 우려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시스템 구축 사업이 늘고 있지만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소프트웨어(SW) 벤더는 추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서 채용 가능한 SI·SW 인력이 제한적이라 수도권에서 인력을 파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추가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개발자를 해당 지역에 파견하면서 15% 이상 인건비를 추가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나주·대구·세종 등에 개발 인력을 파견한 한 중소 SI업체는 “최근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사업 발주 건수는 늘고 있지만 파견 인력 유지에 필요한 추가비용 때문에 입찰을 망설이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중소SI·SW기업의 주지출 비용이 인건비임을 감안하면 비용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기관·기업의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를 위해 개발자가 월 단위(man/month) 계약으로 해당 기관에 파견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그러나 지방 발주 사업은 개발자가 현지에 머무르는 숙식비와 교통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한 SI업체 임원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비해 15% 이상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며 “공공기관이 최저가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다 인력 지방파견 비용까지 업체에 떠맡기는 관행상 사업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방 발주 사업이 망설여지는 것은 SW벤더도 마찬가지다. SI업체와 함께 솔루션 최적화 등을 진행하면서 개발자를 몇 달씩 현지에 파견하면서 추가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DB)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사업이 지방에서 진행되면 출장비, 체류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남부권 프로젝트가 크게 늘어 비용도 따라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역 인력난으로 해당 지역에서 SI·SW기업을 찾아 사업에 참여시키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지역 소재 기업 대부분이 영세하고 개발자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SI·SW기업 대부분이 소기업 수준”이라며 “지역은 서울보다 개발자 등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공공사업 발주 시 인건비 단가에 파견 비용을 추가한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SW기업 대표는 “사업 수가 늘어나도 각 사업에 배정된 예산이 크게 줄면서 적자수주 상황을 면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며 “최소한 지방 이전이 계획된 공공기관이라도 사업발주 시 인건비 추가 지출 항목을 제안요청서(RFP)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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