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전자태그’로 불리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작은 크기의 칩에 상품이나 특정 정보를 담아 무선으로 이를 읽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춰 쇼핑과 같은 일상생활부터 상품 재고정리 등 업무 영역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파를 통해 무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만큼 태그의 부착 위치와 표면 소재에 따라 간섭을 받는 문제가 있다. 전파 전달에 방해가 되는 금속이나 몸에 부착하는 ID카드에 RFID 태그를 실장하면 충분한 통신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그만큼 태그의 두께와 크기가 늘어나야 한다.
일본 후지쯔 연구소는 최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형·박형의 RFID 태그를 개발했다. 태그를 얇은 수지에 감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파를 방사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다양한 대상에 부착가능하고 길이 30㎜에 두께 0.5㎜로 세계에서 가장 작고 얇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금속이나 인체는 전파 전달을 어렵게 하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기존에는 RFID 태그와 설치 표면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부재(spacer)를 넣어 그 영향을 줄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또는 부재의 두께를 얇게 하는 대신 태그의 길이를 길게 늘려야 했다. 소형과 박형의 양립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태그는 금속이나 인체에 직접 부착할 경우 태그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부착면으로 흐르게 한다. 전파 방사의 방해요소를 오히려 안테나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태그의 크기에 따라 감기는 면의 두께와 길이를 조절하는 것으로 흐르는 전류의 정도를 최적화해 통신 거리를 최대화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몸에 부착한 ID카드에 의한 입퇴실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편리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2015년도 실용화를 목표로 보다 쉽게 양산할 수 있는 공정 방식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