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1조 클럽 신규 가입 업체 `제로`...소재부품 기업, 성장 시대와 작별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매출 1조원을 신규 달성하는 소재·부품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던 파트론·인탑스 등 부품 업체들도 역성장하면서 ‘1조 클럽’에서 탈퇴했다. 선두 소재부품 업체들은 새해 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다시 한 번 성장 궤도에 올라탈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선두권 소재부품 업체들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새해 사업 전략 재검토에 돌입했다.

파트론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해 블루투스 헤드세트·헬스케어 밴드 등 액세서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파트론은 핵심 부품 상당 부분을 직접 제작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신규 사업 효과에도 불구하고 새해 1조원 매출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트론은 새해 매출 8000억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존 사업은 고화소 전면 카메라 판매 비중을 늘려 스마트폰 시장 충격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스마트폰 업체들이 셀프 카메라 수요를 감안해 400만 화소 이상급 전면 카메라를 채택하고 있다. 파트론이 전면 카메라 제조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상당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H바텍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장성으로 주목받는 회사다. 스마트폰 케이스가 플라스틱에서 금속 소재로 바뀌면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스마트폰 부품 업체 중 유일하게 1조원 매출 신규 달성이 점쳐진다.

가장 큰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제품은 알루미늄 소재다. 일반 금속 외장재는 컴퓨터정밀제어(CNC) 밀링 공법을 사용한다. KH바텍은 다이캐스팅 기술을 활용해 복합 공법을 개발했다. 이 공법은 생산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원가 경쟁력도 우수하다. 향후 스마트폰 금속 소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수주 움직임을 감안하면 새해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H바텍은 새해 매출 1조원 돌파, 영업이익률 8% 수준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대덕전자는 모바일에서 반도체 기판(substrate)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통해 모바일 D램용 패키징 기판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고부가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스마트폰 주기판(HDI) 매출이 둔화돼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조원 매출 돌파는 201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롱텀에벌루션(LTE) 등 4세대 통신장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다층기판(MLB) 수요가 살아나는 점은 긍정적이다.

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 매출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FC CSP 매출은 올해 74억원에서 새해 430억원 수준으로 5~6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KH바텍 정도를 제외하면 새해 큰폭의 외형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사업 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선두 소재·부품 업체들도 생존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단위: 억원) /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