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보면 기대없이 찾아간 곳에서 큰 기쁨을 발견하는 곳이 있다. 칠레(chile)의 칠로에(Chiloe)섬이 그런 곳이다.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져있는 곳도 아니고 여행자들의 리스트에 올라있는 곳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알려진 여행정보도 많지 않다. 근처의 푸에르토몬트(Puerto Mont)에 들른 김에 한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들렀다가 생각지도 않게 아름답고 오염되지 않은 경치와 특색있는 건축물을 보게 되는 곳이다.

칠로에섬은 제주도 4배정도 크기의 섬이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천km이상 남쪽으로 떨어져있는 섬이어서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3시간남짓 걸리고 버스나 차로도 14시간정도 소요되는 곳이다.

버스나 차를 가지고 들어갈때는 차에 탄채 카페리에 승선해서 50분남짓 바다를 건너가면 칠로에섬에 도착하게 된다.

칠로에란 이름은 갈매기가 많은 곳이란 뜻이다. 그래서인지 다니다보면 갈매기가 유난히 많다. 갈매기뿐만 아니라 오리등 여러종류의 새를 참 많이 만난다. 갯벌이 발달한 칠로에섬은 홍합 조개 성게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새가 많은 이유는 먹을것이 많아서이기도 할것이다. 해변산책로에서 만나는 새떼들은 섬을 돌아보는 또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칠로에섬의 서해안에 위치한 국립공원의 산책로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된다. 보드워크로 조성이 잘된 산책로는 원시림과 습지를 자연상태로 잘 보존하고 있어서 칠로에섬에서 삼림욕을 즐길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국립공원내의 해안은 아름다운 모래언덕과 비치가 조화롭게 펼쳐져 있어서 해안산책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인적이 드물긴 하지만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캠핑을 할수도 있고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도 간간이 볼수 있다.

칠로에섬에서 사람들은 동쪽 해안에 밀집해서 살고 있다. 바다건너 만년설이 덮인 안데스산맥을 마주보는 경치는 어느 곳을 보고 셔터를 눌러도 한폭의 그림이 된다.

해안선이 아름다운 섬자체의 경치도 예술이지만 화려한 색의 목조주택이 어우러져 갯벌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 목조주택의 특징은 동남아에서 볼수 있는 수상가옥처럼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물빠진 바닷가 수상가옥(Costanera)은 마치 라군휴양지의 고급리조트처럼 아름답다.

칠로에섬을 돌아보면서 놓쳐서는 안될 것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목조교회들이다. 유네스코유산으로 지정된 교회는 모두 16개인데 섬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목조교회를 찾아보는 것은 보물찾기같은 즐거움이 된다. 대부분의 목조교회들은 보호하기 위해서 내부출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간혹 열린 교회안을 들어갈수 있어서 들어가보면 소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엿볼수 있다.

카스트로의 중앙교회는 내부가 목조로 되어 있는데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푸에르토몬트에 온김에 칠로에섬은 당일투어로 다녀간다. 당일로 돌아보기에는 아쉬운 곳이다. 폭 50km에 길이 180km인 섬을 당일투어로 보고가는 것은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가는 격이다. 칠로에섬을 가장 제대로 보려면 차를 렌트해서 돌아보는 것이 좋다. 칠레는 렌트비가 비싼 곳이니 산티아고에서부터 차를 렌트하는 것보다는 푸에르토몬트로 와서 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도 돌아보고 목조교회들을 찾아다니고 아름다운 해안선을 느끼기에는 자동차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칠로에섬이지만 남미나 칠레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2박3일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페리에 차를 싣고 들어와서 돌아볼 가치가 충분한 섬이다. 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라는 가치외에도 유네스코 목조교회와 모래언덕, 원시림속 산책로를 걸어보는 시간은 멀고도 먼 땅으로 떠나는 길에 들러볼 가치가 있는 여행지이다.
허여사의 여행상담실 http://cafe.daum.net/driving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