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의 한숨소리가 짙다. 개업 후 5년 생존율이 20% 대로 곤두박질할 정도로 소비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차에 금융 감독당국이 영세가맹점의 마그네틱(MS)카드 단말기를 IC카드 단말기로 교체하는 사업에 들어갔다. 복제 위험은 거의 없으며 사용자들도 선호하는 IC카드 단말기로 바꿔주는 것이니 박수 받을 일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뒤엔 메가톤급 ‘위약금 소동’이 도사리고 있었다. 밴(VAN) 대리점이 MS카드 단말기를 무상으로 설치·사용케 하면서 단말기 값의 평균 두세배에 달하는 위약금 일괄청구 조항을 계약에 명시해놓은 것을 당국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당장 MS카드의 복제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됐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잇따라 터졌다. 안전성을 내건 행정조치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같은 문제점도 모르고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교체 사업을 밀어붙인 셈이다.
무엇보다 설치해 운영하는 영세 가맹점주들의 단말기 이용 여건과 계약조건 등 기초적인 조사마저 태만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신용카드 보안성 위험 여론을 돌려 세우려는 전시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밴사들과 영세업주들 사이의 분쟁이 불가피한데 지금까지 당국은 ‘내 알 바 아니다’는 식으로 보는 상황 인식이다. IC카드 단말기 교체는 그것대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며 기존 MS단말기 사용에 관한 계약은 밴 사와 업주들간 계약조건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영세 가맹점들은 당국이 진행하는 사업에도 따를 수 밖에 없으며 결제편의를 위해 밴사와도 거래를 해야 하낟. 가운데 끼어 이리저리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최악의 소비 위축에 따른 수익 악화만으로도 당장 문을 닿을 지경인데 애꿎은 IC카드 단말기가 또 한번 소상공인의 기를 꺾고 있다. 감독 당국은 시급히 가동할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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