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삽질하지 않고 일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Photo Image

김 사장은 ‘워크스마트’를 시행하기 위해 먼저 사무실 환경부터 바꾸기로 했다.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졌으나, 직원들 생산성은 이상하게도 여전히 낮았다. 문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심히 살펴본 김 사장. 이게 웬일인가. 직원들은 중요하지도 않은 잡무에 시간을 쏟거나, 한 사람이 해도 될 일을 여러 사람이 하는 등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실수라도 터지면 뒷수습을 하느라 야근을 해야 했다. 직원들이 삽질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어디 없을까?

앞서 워크스마트로 가는 첫째 관문인 ‘공간(Space)’ 문제가 해결됐다면 이제 워크스마트를 실행하는 둘째 관문인 ‘방법(Method)’을 살펴보자.

시나리오 상황처럼 야근은 계속되는데 성과는 나오지 않는 직원들 때문에 답답한 경험을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한마디로 업무 요령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똑똑하게 일하지 않는 것. 똑똑하게 일하려면 여러 업무에 우선순위를 정해 가치 없는 업무를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가치 있는 업무로 대체하는 업무혁신을 해야 한다.

업무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주얼 플래닝(Visual Planning), 즉 업무 드러내기다. 이는 계획부터 성과까지 모든 업무과정을 전 구성원들과 공유함으로써 성과를 향상시키는 혁신적 기법이다. 먼저 구성원들은 사무실 벽에 설치된 보드에 본인의 목표와 업무내용을 매일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매출액 달성, 영업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본인의 연간 목표 등을 기재한 뒤, 주간 업무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업무를 단순하게 적는 것이 아니라 개선 업무, 일반 업무, 돌발 업무 등으로 중요도에 따라 구분해 기재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각 구성원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진전이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업무를 드러내는 것’만으로 끝나면 안 된다. 구성원끼리 업무를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는데 그 예로 ‘와글와글 미팅’이라는 포스코의 독특한 회의가 있다. 한 사람당 발언 시간은 2분을 넘기지 않으며, 총 회의시간은 하루에 20~30분 정도다. 그런데 이 30분 남짓한 회의로 서로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게 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된다. 업무 공유 회의를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협업이 증가하고 중복되는 업무를 방지할 수 있다.

또 불필요한 업무를 가려낼 수도 있다. 본인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업무가 상대방이 보기에는 불필요한 업무일 수 있기 때문에 업무개선 아이디어를 내 불필요한 업무를 없앨 수 있게 된다.

업무공유 회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로도 유용하다. 비주얼 플래닝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포스코에서 있었던 일이다. 업무 공유 회의를 하다가 그 전날에 있었던 크레인 사고 이야기를 하면서 회의시간에 자연스럽게 크레인 사고 원인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크레인에 줄을 걸고 하는 작업방식에 문제가 있어요.”

“크레인의 무게중심을 잘못 잡았기 때문입니다.”

“작업 통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어요.”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포스코는 활발한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크레인 ‘작업 3대 안전수칙’을 마련했다고 한다.

포스코의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비주얼 플래닝을 도입해 포스코 전체 생산성은 10%가 늘어났고 각종 비용도 8% 정도 절감됐다. 직원 만족도 역시 향상됐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였던 직원도 성과가 나타나자 서서히 달라졌다. 최근 포스코에서 실시한 비주얼 플래닝 만족도 조사를 보면 직원 65%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효과가 알려지자 다른 기업도 앞다투어 비주얼 플래닝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워크스마트를 지향하고 있는 기업들이 비주얼 플래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포스코, LG전자, 농심, 웅진그룹이 이에 속한다.

직원들이 삽질하지 않고 똑똑하게 일하게 하려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필요 없는 업무는 제거하고 중요한 업무에 몰두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비주얼 플래닝’이라는 혁신기법을 도입해보자.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