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폭탄’ IFRS4 2단계 코앞… 당국 검토 방향은 여전히 오리무중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화두인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phase2)의 연착륙에 초점을 맞춘다.

허창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3일 한국리스크관리학회(회장 김용덕)와 금융감독원(원장 최수현)이 공동 주최한 ‘2014 국제정책심포지움’에서 “정부는 IFRS4 2단계 도입이 보험 산업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고 충격 완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업계의 IFRS4 2단계 도입 움직임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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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화두인 국제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phase2)의 연착륙에 초점을 맞춘다. <자료 : 금융감독원>

IFRS4는 보험 상품에 걸 맞는 준비금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방식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국가별로 다른 보험회계 관행을 표준화하기 위해 2단계에 걸쳐 IFRS4 제정을 추진 중이다. 원가로만 준비금을 평가할 경우 현금흐름을 반영할 수 없다.

1단계는 지난 2011년 도입돼 현재는 보험 부채를 원가 평가하되 부채적정성평가(LAT) 등에 대한 최소 기준만 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7%로 공론화된 것도 이때다. 2단계 기준서는 내년 초 확정돼 오는 2018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하지만 비교 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적어도 2016년 말부터는 국내 보험 업체 모두가 이에 대한 적용을 시작해야 한다.

2단계 도입 시 가장 큰 문제는 부채의 급증이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부채 증가로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에 타격을 입거나 심하게는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내 생보사들이 RBC비율을 키우고 있는 이유다.

신계약보다 계약기간이 수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업 전략 수정은 물론 상품 구성 초기부터 계리, 위험(리스크) 관리 등 제반 시스템의 총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감독제도의 수정도 마찬가지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IFRS4 2단계 도입을 총 4개 과정으로 나눠 연착륙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연내 현재 공개된 IFRS4 2단계 초안의 주요 이슈와 개략적 영향을 분석하고 내년 연착륙 방안을 세부화하고 제도 및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건은 감독할 때 부채를 시가평가로 할 것인지 혹은 별도로 할 것인지, 감독회계와 일반회계를 이원화할 것인지, 보험사 손익 분석과 해약환급금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이다. RBC제도도 검토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아직 검토 방향성을 정하지 않아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내년 세부 방안을 수립한다는데 업계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할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IFRS4 2단계, 구조적 변화와 전략적 대응’을 주제로 산·학·연·관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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