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화면의 스마트폰에 활용되는 유기박막트랜지스터는 오랫동안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진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불안정한 부품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박찬언 포스텍 화학공학과 특임교수·통합과정 김지예씨, 김세현 영남대 나노메디컬유기재료공학과 교수팀은 플렉시블 및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용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구동안정성 저하의 발생 원인을 밝히고, 안정적인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박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유기박막트랜지스터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일어나는 바이어스 스트레스 영향(bias-stress effect)의 메커니즘을 물리화학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최근 많이 개발되고 있는 플렉시블·웨어러블 디스플레이나 RFID, 스마트카드 등 여러 기술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기박막트랜지스터는 다른 기술과 달리 저온에서 생산할 수 있으며 가볍고 구부리거나 휘어진다는 특성 때문에 다양한 유기전자기기의 핵심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의 필수 조건 중 하나인 장시간 구동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전압에 의해 발생하는 고정전하와 안정성의 연관성에 주목, 트랜지스터 내에 있는 반도체와 절연막의 경계에 에너지로 되어 있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압을 트랜지스터에 가하면 반도체의 전하가 전압에 의해 이 에너지 장벽을 넘어가면서 구동 전류가 감소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절연막의 표면을 바꿔 에너지를 높임으로써, 전하가 에너지로 만들어진 이 장벽을 넘어갈 수 없도록 조절했다. 이를 이용해 오랜 시간 사용해도 안정적인 유기박막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성공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신진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