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전자지갑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모바일 결제시장을 주도해온 이동통신 3사 역시 다음카카오의 발표에 맞춰 앞다퉈 새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아 모바일결제 시장이 ICT 거물들의 격전장으로 탈바꿈했다.

11일 다음카카오와 금융결제원은 16개 은행과 공동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모바일 지갑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송금, 결제, 현금카드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차세대 스마트 지갑 서비스다. 3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별도 앱을 깔고, 은행 등록 계좌 인증 절차를 거치면 계좌에 예치된 돈을 뱅크월렛에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 없이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메시지 보내듯 하루 10만원 한도 내에서 보낼 수 있다. 이 같은 송금기능은 각종 회비, 경조사비, 음식값 나눠 내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보안 강화를 위해 고객의 주요 금융정보를 전 구간에서 암호화했고 이에 따라 서비스 운영자도 고객의 주요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며 “편의성, 보안성, 범용성을 갖춰 국내 모바일 금융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월렛카카오가 발표되자 이통 3사는 새 모바일 서비스로 맞불작전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날 결제기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결제가 끝나는 ‘BLE(Bluetooth Low Energy, 블루투스 저전력) 페이먼트’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선보인다고 밝혔다.
‘BLE 페이먼트’는 사용자가 결제 정보가 저장된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결제기기에 접근해 금액을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BLE는 블루투스 저전력으로 최장 50m까지 근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 매장에 들어온 고객에게 상품 정보와 쿠폰을 제공하고 매장을 떠날 때 별도 단말기 접촉 없이 자동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 준다.
SK텔레콤은 “BLE 통신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결제 기기 간 결제 정보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며 “BLE 통신 범위 안에서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나 상용화가 가능해 카카오 서비스와 정면승부를 펼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T는 스마트폰으로 금융 모바일 앱 이용 시 비밀번호 입력과 같은 별동의 과정 없이 스마트폰의 단말 정보와 KT가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해 본인 인증을 하는 ‘올레 앱 안심인증’을 출시했다.
KT 관계자는 “해킹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에 대비한 서비스”라며 “공인인증서나 ARS를 이용한 인증방식에 비해 빠르고 간편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나우’를 모바일지갑 ‘스마트월렛’과 연계해 결제 서비스뿐 아니라 멤버십 및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월렛에서 페이나우를 결제 수단으로 추가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스마트월렛이 제공하는 멤버십 카드 등록 및 적립을 비롯해 가맹점의 할인 쿠폰 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라인페이’로 모바일결제 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 시장을 놓고 인터넷기업과 통신사들이 주도권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누가 먼저 선점효과를 가지는지가 승부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