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문가, 엔저 장기화…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야

엔저 공포가 국내 경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상당 기간 엔저가 고착화되리라는 전망이 대세가 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을 상향조정하고 나섰고 국내 전문가들도 엔저를 ‘고정변수’로 근본적인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아직 제3국으로의 수출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일 수출기업은 직접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며 “엔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보다 근본적인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엔저 영향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생각을 바꿔 자본재 수입 등에 엔저를 활용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또한 “수출 경쟁력 뿐 아니라 일본 제조업과 핵심기술에 대한 협력과 인수합병(M&A) 성공사례를 만드는 중국기업들의 사례를 거울삼아 금융·IT에 특화된 대 일본 협력 방안의 다각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엔저 대책 관련 보고서에서 “환율이라는 가격변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보다 경제의 구조를 대내외 균형에 근접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분야별로는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철강·조선 업종의 어려움을 예상했다. 시장 수요가 약화된 상황에서 엔저로 인한 타격이 더해져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의 상대적으로 일본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 우위에 있어 엔화 약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자동차·조선·철강 업종은 일본 업체와 비교해 대등 또는 열위에 있는 데다 글로벌 수요도 위축돼 있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자동차는 내년 초, 조선·철강은 2016년 이후에나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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