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자율주행과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업계도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라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가 ‘차량용 전방 충돌 방지 레이더 센서’를 국산화한 데 이어, LG전자도 국내 최초로 ‘차량용 스테레오 카메라 센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는 최근 차량용 스테레오 카메라 센서 개발을 완료해 완성차 적용을 타진 중이다. 현재 개발 수준은 ‘양산 선행’ 단계로, 완성차 제조사 요구 규격과 관계없는 범용 제품은 양산이 가능한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신뢰성 테스트 등 개발 자체는 끝난 상태”라며 “차량 환경에 맞춘 제품 양산 시점은 제조사 요구 사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범용 제품은 양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테레오 카메라 센서는 싱글(단항) 카메라 센서와 달리 원근감을 인식할 수 있어 ADAS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보행자를 인식하는 긴급자동제동(AEB) 기능을 구현하려면 이 부품이 필수다. 보행자 존재 여부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거리까지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이 부품을 개발한 회사가 없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VC사업본부를 설립하며 자동차 부품사로 거듭난 데 이어 이제는 업계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도 국산 스테레오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지만 지금은 LG 쪽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DAS 핵심 부품이 잇따라 국산화되면서 우리나라도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에는 만도가 해외에서 공급받던 77㎓ 전방 감지용 장거리 레이더 센서를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충돌을 사전에 예측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최첨단 안전 시스템이다. 올해 말 국내 출시되는 완성차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에 적용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우선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 회사 프로톤이 개발하는 전기차 이리즈(IRIZ) 시제품에 스테레오 카메라를 탑재해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이 차량 앞유리에 제품을 부착한 모습이 말레이시아 자동차 전문 블로그에 포착되기도 했다.
LG전자 측은 “스테레오 카메라를 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사업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다”며 “공급이나 적용이 확정되기 전에는 뭐라 얘기해줄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