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영업이익이 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분 32%를 보유한 알리바바 상장 후 5631억엔(약 5조3350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이 회사는 또다른 자회사 스프린트 때문에 다시한번 비명을 내질렀다.
소프트뱅크는 4일(현지시각) 실적발표에서 올해(3월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이 9000억엔(약 8조527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사토루 키쿠치 SMBC니코증권 연구원은 “스프린트 실적 하락이 소프트뱅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스프린트는 자사 직원 2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전직원의 6.5%에 해당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11분기 연속 가입자가 감소한 데 따른 자구책이다.
출혈경쟁을 벌였지만 오히려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기면서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미국 이동통신 데이터서비스 격전장인 20GB 요금제를 100달러(약 10만7630)원에 출시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1·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AT&T가 같은 가격에 데이터를 두 배로 제공하는 맞불을 놔 역공을 당했다. 3분기 스프린트는 월평균 27만2000명씩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블룸버그는 감원 계획 발표 후 가입자 이탈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지난 2분기(7~9월) 영업이익은 2590억엔(약 2조4539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 3010억엔을 밑돌았다. 순이익은 알리바바 상장에 힘입어 4831억엔(약 4조5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키쿠치 연구원은 “스프린트는 구조조정 중이고 추가 인수·합병(M&A)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이런 추세(자회사 실적에 따라 본사가 영향을 받는 상황)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