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정부통합전산센터 선정 올해도 물건너가나

제3 정부통합전산센터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센터 입지를 선정하고 사업에 착수하려던 계획이 1년 넘게 지연되며, 이 사업에 참여하려던 지자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3일 전산관련 업계와 지자체 및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제3정부통합전산센터 입지 선정이 정부 사정으로 미뤄지면서 올해 선정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추진 일정마저 명확히 나온 게 없는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보다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기존 1, 2 전산센터가 1~2년 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2017년에는 준공과 함께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행부가 밝힌 입지 선정 지연 이유는 전문성 보완과 확보다. 제3센터 구축에 있어 전문적으로 추가 검토할 사안이 많다는 얘기다.

지자체 및 관련 업계는 재난망 구축이나 클라우드 저장 시스템 등 현재 추진 중인 전자정부 관련 사업과 맞물려 이를 적용하거나 연계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안행부는 지난 7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정부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16년까지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해 전자정부 구축 운영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계획도 내놨다. 데이터 개방 확대와 데이터 기반 기업 육성, 세월호 참사 이후 급부상한 차세대 기술 방식의 재난안전망 구축 사업도 맞물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센터 설립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높다. 1, 2 전산센터의 포화 시기가 이르면 2년 내 닥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센터 유치에 뛰어든 부산, 대구 등 5개 지자체도 입지 선정이 지연되면서 갈피를 못 잡는 등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 해운대 인근 군부대 부지를 후보 입지로 내세운 부산시는 “국가사업이고 정부의 사업 일정에 대해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제3 센터 구축은 시기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조속한 선정과 착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입지 선정이 늦어지면서 센터가 들어설 것에 대비해 추진해 온 가스와 전기 등 기반시설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 말했다.

진주혁신도시 내에 후보 부지를 마련한 경남도와 진주시는 외부 분양 등 부지 활용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강원도와 제주도 또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답답한 입장을 내놨다.

옛 종합사격장 일대 12만㎡를 제시한 강원 춘천시는 “빨리 발표했으면 좋겠는데 마냥 기다리라고만 한다. 다른 부서에서 해당 부지를 사용할 수 있냐는 문의가 있어도 안 된다고만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 혁신도시 내 6만6000㎡를 후보지로 제시한 제주도는 최종 부지 선정이 답보 상태가 되면서 투자계획 등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지역을 입지로 선정해 추진하는 국가사업이니만큼 향후 계획이나 일정 등을 해당 지자체와 공유해 사업 추진 과정에 효율성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