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아프리카, 모바일 뱅킹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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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인구 중 3분의 2가 모바일뱅킹을 사용하는 나라가 어디일까. 한국이나 미국을 떠올리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IT 불모지로 여겨지는 아프리카 케냐가 주인공이다. 초고속인터넷보다 이동통신 보급률(지난 1분기 기준 80%)이 높은 아프리카는 금융 시장도 모바일을 등에 업고 활성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몇 년 동안 아프리카 금융권과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붐이 일었다.

케냐에서는 이통사가 모바일 금융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영국 보다폰 자회사 사파리콤은 지난 2007년부터 모바일 뱅킹 앱 ‘음페사(M-Pesa)’를 서비스 해왔다. 누적 회원 수는 1700만명에 이르고 연간 거래금액은 180억달러(약 19조2150억원)다. 케냐 경제 규모 43%에 육박한다.

케냐 최대 은행 에쿼티뱅크는 최근 이동통신 사업권을 취득하고 모바일 뱅킹용 심카드를 자사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계좌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심카드 위에 올려서 쓸 수 있도록 초박형으로 제조했고 연내 100만개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사파리콤과 에쿼티뱅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심카드 보안 문제가 촉발되는 등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금융권과 통신 업계 합종연횡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짐바브웨 최대 이통사 이코넷와이어리스는 ‘이코캐시’라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사업 확대를 위해 스테워드은행을 인수합병(M&A)하면서 금융과 IT를 접목했다.

탄자니아에서는 티고모바일이 17개 은행과 연합해 ‘티고페사’ 시스템을 출시했다. 르완다에도 진출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아프리카는 범죄가 잦아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은행 계좌를 모바일로 이용하면서 결제 서비스도 받고자 하는 수요가 크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 휴대폰 보급률은 40%가량이고 휴대폰 보유자의 25%는 모바일 뱅킹을 사용한다.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10만명 중 416명이 모바일뱅킹을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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