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소연료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면세 대상 품목에서 외산 자동차를 제외했다.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자동차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빗장을 치는 모양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30일 2차 신재생에너지 면세대상 자동차 목록을 발표하면서 자국 업체만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목록에는 일반 승용차 28종, 전기버스 57종, 트럭 1종이 들어갔다. 일반 승용차는 중국 업체인 BAIC자동차, FAW, 둥펑자동차 생산 차종만 있다.
앞서 지난 8월말 중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중 면세대상 품목 1차 리스트를 선정했다. 총 133개 모델 중 일반 승용차는 23종이고, BYD 등 중국산 브랜드만 포함됐다.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 대해 보조금을 얹어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이어 지난 7월 올해 안에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세금을 10%가량 면제해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전세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혜택은 중국 업체에만 돌아갔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8월 구매세 면세 첫날 BYD 등 중국업체 자동차 매장만 문전성시를 이뤘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덕분에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초고속 성장해 이제는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BYD는 이번달 초 벨기에 브뤼셀 전기택시 입찰에서 르노 등을 꺾고 전 차종 공급권을 따냈다.
반면 중국 내수 시장은 점점 외산 브랜드가 잠식해왔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 위주로 면세혜택을 주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중국 자체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5.6% 줄어들었다. 강세를 보였던 1600cc 이하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37%로 최고치인 45%에 비해 떨어졌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