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언가 기획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재미있다.” 얼마 전 한 대학에서 열린 캡스톤디자인(Capstone Design) 경진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의 말이다.
대학가에서 자주 쓰이는 ‘캡스톤디자인’은 원래 공학 쪽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인문계나 디자인, 예술 쪽에서도 사용한다. ‘캡스톤’은 건축물 맨 위에 올려놓는 관석을 말한다. 이 말을 가장 먼저 사용한 건 미국이다. 1980년대 들어 산업경쟁력이 일본에 뒤지던 미국은 그 원인을 부실한 공학교육에서 찾았고, 특히 설계와 실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반성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캡스톤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의 사전적 의미는 ‘학생들이 배운 이론과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작품(기계)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실무를 중요시하고,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본인이 스스로 기획·설계·제작·시험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결과물은 기업이나 산업체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내에 처음 ‘캡스톤디자인’을 소개한 사람은 장동영 서울과기대 교수다. 미국 미주리대 교수로 있던 그는 1980년대 한국에 돌아와 이를 전파했다. 확산 계기는 2001년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가 마련했다.
당시 산업부는 ‘캡스톤디자인 인력양성 및 모델구축 사업’을 5년간 시행, 캡스톤디자인이 퍼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학가에서 산학협력을 말할 때 캡스톤디자인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자리 잡았다. 며칠 전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2014 산학협력 엑스포’도 하이라이트는 캡스톤디자인이었다. 당시 학생들이 선보인 캡스톤디자인 성과물을 13개 기업이 경매 형식으로 구매해 관심을 모았다. 기업과 대학담당자들은 캡스톤디자인이 “실무중심 인재를 양성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호의적이다.
방은주 전국취재부장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