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비쿼터스, 소재부품 국산화로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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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단어는 ‘스마트(Smart)’다. 사용자 욕구를 읽고,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서비스를 인지 또는 부지불식중에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이 집안 환경을 통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와이파이 통신 기술을 한 축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설비에 추가 비용 없이 무선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환영을 받았던 와이파이 기술은 생활 서비스로 그 영역이 확장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2013년 1.3%에 불과했던 가전제품의 와이파이 탑재율은 2017년 47%까지 늘어나고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도 올해 49조원에서 2019년 114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홈 와이파이 보급률이 80.3%로 세계 1위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73%로 세계 2위다. 스마트홈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고 글로벌 모바일·가전기업들도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와이파이 칩세트나 모듈과 같은 소재부품은 퀄컴, 브로드컴 등 해외 기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 준비해왔다. 해외에선 2008년 아이폰 첫 등장 이후 모바일 기기 열풍이 일어나면서 유선 인터넷보다 편의성과 이동성이 좋은 무선인터넷 수요가 급증했다. 서비스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기술적으로도 최신 방식이 와이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 투자와 적용분야 개발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도 와이파이 기술을 국산화했다. 차세대 통신뿐 아니라 스마트홈으로 시작될 사회경제적 변화를 이끌어 갈 가능성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와이파이를 국산화함으로써 해외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없었던 즉각적인 제품 공급과 기술 서비스, 빠른 피드백이 가능해졌다. 멀리 보면 와이파이 제품과 기술 서비스 제공에서 나아가 사업 협력을 통한 유비쿼터스 시대 선점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부품과 전자제품, 서비스를 각각 개발한 뒤 서로 적용시키는 것과 처음부터 공동 개발이나 기술 연계가 이뤄지는 것은 천양지차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의 국산화와 함께 기업 간 협력·연계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확대될수록 해외시장에 휘둘리지 말고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정할 수 있고, 국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와이파이 기업과 와이파이를 적용하는 모바일, 가전제품 생산 기업들이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면 시장 대응력도 높일 수 있다.

기기 간 연결, 기기와 서비스의 연계가 바탕인 유비쿼터스의 중심은 협력이다.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국산화가 이뤄질수록 해외 업체들의 손에 달려있던 제품 공급이나 기술 확보에서 자유로워지고, 기술·제품융합 및 산업 시스템 연계도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각 업계의 노력이 함께한다면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하는 것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장한용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연구소장 hyjang@inc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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