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 악재를 견디지 못하면서 2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착화된 원화 강세가 영업이익률 하락을 주도해 신차 효과마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자동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를 개최하고 3분기 매출 11조4148억원, 영업이익 56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 18.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4분기 404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높은 탓에 환율 악재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3분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04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8원)보다 66원 낮아졌다. 해외에서 차를 많이 팔아도 국내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 3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는 71만18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만48대보다 15% 증가했다. 이 중 해외 판매 비중은 85%에 이르지만, 해외 생산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환율 악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구조상 환율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효율적인 판촉비 집행과 ‘제값받기’ 정책으로 어느 정도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기준 3분기 실적도 악화했다. 파업 차질에도 불구하고 국내공장 판매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126만8000대, 해외공장 판매는 8.0% 증가한 99만1000대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1.2% 감소한 35조39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8% 감소한 2조72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4분기 전망도 어두워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원화 강세 기조가 고착화하고 해외 시장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며 “올 연말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단위:천대, 십억원 / 자료:기아자동차>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