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 업무 중 주식투자 "신한금투 `관대`…한화 `엄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주요 증권사 직원 자기매매 제한 내부 규정

국내 주요 증권사 임직원 중 업무 시간에 개인의 주식투자를 가장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곳은 신한금융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까다로운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2008년까지 증권거래법상 증권사 직원의 ‘자기매매(임직원 본인 계좌를 이용한 주식 매매)’가 금지됐지만 2009년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1인 1계좌’가 허용돼 각 사별로 자체 규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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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KB투자증권 등이 국내 증권사 중 사내 규정상 임직원의 업무 중 자기매매 회전율(100%시 1회 매수·매도)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단 KB투자증권은 주문 횟수(100회) 제한을 뒀다.

비교적 상한선이 높은 현대증권도 월 회전율 3000%로 자율적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지 여부는 준법감시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중 임직원 본인 주식투자를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임직원의 업무 중 자기매매를 지난 4월 이후 월 회전율 100%(1회 매수·매도), 분기 회전율 200%로 제한했다. 한 달 동안 한 종목을 한 번 사고 팔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에게 집중해야 할 근무 시간 중 자기매매에 빠지지 말고 본인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조사결과 대부분 증권사는 사내 컴플라이언스 규정에 따라 임직원 계좌를 모니터링하면서 제한 기준을 넘는 경우 사규에 따른 제재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은 월 회전율 1000~1500% 선이다. 금액 제한을 둔 곳도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연간 입금한도를 본인 연봉의 100% 선으로 제한했다. 리서치 등 업무에 따른 기준 차이는 있다.

상품 특성에 따라 거래 제한을 두는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임직원의 선물·옵션과 주식워런트증권(ELW) 상품 등 매매를 막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상품인 만큼 임직원 보호 차원에서 매매를 금지하는 것”이라며 “주식·채권 등 다른 상품 매매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도 회전율과 관계없이 선물·옵션·신용 등 매매는 금지한다. KB투자증권도 회사의 신용공여와 미수행위 혹은 업무와 관련된 종목의 매매는 금지하고 있다.

부서별로 차등을 두는 곳도 적지 않다. KDB대우증권은 본사 직원의 경우 회전율 1500%, 영업 직원의 경우 800%로 차이를 뒀다. 내부 컴플라이언스 강화 차원에서 회전율 차이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회사별 제재 수위다.

증권사 직원의 자기매매는 현행 법상 회전율·횟수 제한이 없다. 이에 회사별로 위반 시 처벌 규정이 상이해 사규를 어겨도 암묵적 제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자본시장법에는 내부자 거래 우려종목(자사주·계열사)과 불공정거래 연루 종목 매매, 선행매매와 과도한 거래 행위가 금지된다고만 적시됐다.

하지만 국감에서 김태환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0대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한번 이상 자기매매를 한 임직원은 1만3470명으로 1인당 평균 196회에 달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계좌로 초단타매매를 한다면 고객 계좌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금융위원회 등도 문제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전일 토론회에서 “H증권사 직원이 6개월간 2만3000번 자기매매 계좌를 했던데 월 4000건에 이른다”며 “하루종일 자기계좌 주식 거래만 하고 있었다는 의미인데 불법은 아닌 상황”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표. 국내 주요 증권사 직원 자기매매 제한 내부 규정 (자료:업계 취합)

표. 자본시장법상 증권사 임직원 매매 제한

증권사 직원 업무 중 주식투자 "신한금투 `관대`…한화 `엄격`"
증권사 직원 업무 중 주식투자 "신한금투 `관대`…한화 `엄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